서 론
지속적인 지구 대기 평균 기온 상승은 산업화에 의한 온실가스의 증가 때문이며 (Keeing et al., 1989), 온실가 스 중 인위적인 CO2 배출량의 증가가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이다 (Kobayashi, 2006). 이러한 대기 중 CO2의 증 가로 인해 지난 100년간 지구의 기온을 약 0.74°C 상승시 켰다 (IPCC, 2007). 2018년에 우리나라의 평균 CO2 농도 는 415.2 ppm이었고 1999년에 비교하여 약 11.9% 증가하 였는데 이로 인해 한반도의 평균 기온은 약 2°C 상승되었 다 (KOSIS, 2019). CO2의 누적 배출량은 21세기 후반과 그 이후의 지구 표면 평균 온도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로 인해 인간과 자연은 기후변화에 치명적인 영 향을 받을 것이다 (IPCC, 2014). 특히, 지속적인 CO2 농도 와 온도 상승은 식물의 생육 반응과 생산량을 변화시킬 것 이다 (Morison et al., 2002).
온난화가 진행됨으로써 해양 표층수의 수온 상승은 해 류의 유속과 위치 그리고 해수의 무기영양소 함량과 층 의 형성을 변화시키고 있다 (Kim, 2012;IPCC, 2014). 그 중 대기의 CO2는 약 40%가 대기에 남아있고 나머지는 육 지와 해양에 축적되며, 특히, 바다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30%가 흡수되어 해양 산성화가 일어났다 (IPCC, 2014). 이 러한 현상은 해양을 걸친 전 지구적으로 물순환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이며 (IPCC, 2014), 또한 해 양 산성화로 다양한 해양생물의 발생과 생육이 저해되고 있다 (Kim, 2012). 이처럼 해수 산성화는 해양 생물과 생태 계의 안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Gim et al., 2014).
염생식물 (Halophyte)은 토양의 염분농도가 높은 해안의 염습지에서 생활사를 완성하는 식물로서 염류를 축적하고 염분에 대한 저항력을 지니고 있다 (Flowers et al., 1997;Choi et al., 2018). 염생식물 군락은 높은 일차생산력과 다 양한 분류군의 생육지 및 오염물질의 정화 등의 역할을 수 행한다 (Chang et al., 2019). 최근 전 세계는 기후변화 문제 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해양생태계의 탄소흡수 원인 블루카본 (blue carbon)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고, 이 중 염생식물은 탄소순환과 퇴적작용을 통해 대기 중의 탄 소를 식물체와 퇴적물에 저장을 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생 태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Crooks et al., 2017).
우리나라에서는 퉁퉁마디, 칠면초, 해홍나물, 나문재, 갈 대 등의 총 16과 40분류군의 다양한 염생식물이 해안과 갯벌에 분포하고 있다 (Jeong, 2011). 하지만 기후변화가 진행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염생식물의 중요성이 집중과 강조됨에 따라 염생식물의 생태학적 연구는 CO2 및 온도 스트레스 하에서 근권 미생물이 염생식물의 종자 발아에 미치는 영향 (Mesa-Marín et al., 2019), 염분 농도 기울기에 따른 수종의 생육 반응 (Son, 1968;Egan and Ungar, 2001) 과 염생식물 군락의 분포 및 식생조사 (Jeong et al., 2017;Park et al., 2020), 염생식물 분포와 현존량에 관한 연구 (Kim et al., 1999;Lee et al., 2000) 등이 최근까지 연구되 었다. 하지만 기후변화 조건에서 염생식물의 생육 반응에 대한 연구는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기후변화에 대비한 염생식물의 생태적 반응을 알아보기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CO2 농도와 온도가 상승하였을 때 칠면초, 퉁퉁마디, 해홍나물 그리고 나문재의 생육반응과 개체군 재생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대상 및 방 법
1. 연구 대상
실험에 사용된 염생식물은 명아주과 (Chenopodiaceae) 의 칠면초 (Suaeda japonica Makino), 퉁퉁마디 (Salicornia europaea L), 해홍나물 (Suaeda maritima (L.) Dumort) 그리 고 나문재 (Suaeda glauca (Bunge) Bunge)이었다. 2018년 4월에 군산시 오식도동 841번지 (35°56′41.13″N, 126°35′ 21.26″) 일대의 새만금 방조제의 북측 간척지에서 퉁퉁마 디의 유식물을 채집하였고 간척지에서 육상과 근접한 건 조간 곳에서 나문재의 유식물을 채집하였다. 그리고 동 일 시기에 전라북도 부안군 보안면 유천리 산 79-216 (35° 35′42.14″N, 126°39′06.02″) 일대의 조수 영향을 지속적으 로 받는 저조선과 만조선 사이의 펄 갯벌에서 칠면초의 유 식물을 채집하였고, 만조선 근처 습한 지대에서 해홍나물 의 유식물을 채집하였다 (Fig. 1).
2. 환경처리
기후변화에 따른 생육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유리온실을 대조구 (ambient CO2, control)와 처리구 (CO2-enrichment, treatment)로 구분하였다. 대조구의 평균 CO2 농도와 평균 온도는 각각 332.5±32.2 ppm과 17.4±12.1°C로 대기 중 의 환경을 그대로 반영하였다. 처리구의 CO2 농도는 CO2 가스통 2개를 설치한 후, 0.2 mm 호스를 연결하여 CO2 가 스를 24시간 주입하였고 CO2 측정 로거 (TEL-7001, Onset computer, USA)를 통해 모니터링한 뒤 가스조절기를 조 절하여 평균 CO2 농도를 408.9±60.9 ppm으로 유지시켰 다. 그리고 처리구내에 설치된 CO2 센서 (TEL-7001, Onset computer, USA)를 통해 10분 간격으로 모니터링하였다 (Fig. 3). 처리한 CO2 농도 값은 2014년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합의체 (IPCC)에서 제시한 온실가스 저감정책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 중 RCP 2.6 시나리오에 가장 근접 한 것으로 (IPCC, 2014) 대조구에 비해 약 1.2배 상승시켰 다. 온실가스 중에서 온실효과를 가장 많이 발휘하는 가스 는 CO2이며, 온실가스는 온도 상승을 나타내는 척도이다. 따라서 처리구의 온도는 대조구에 비해 CO2를 약 1.2배 처리하였기 때문에 온도가 상승되었다. 처리구의 온도는 온도데이터로거 (TR-71U, T&D, Japan.)를 사용하여 10분 간격으로 측정하였으며, 평균 약 19.1±12.2°C로 대조구에 비해 평균 1.7°C 높았다 (Fig. 3).
3. 재배 및 측정
기후변화에 따른 연도별 염생식물의 생육반응과 개체군 재생률의 차이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2018년 4월에 칠면 초, 퉁퉁마디, 해홍나물 그리고 나문재의 자생지에서 채집 해 온 유식물들은 유리온실의 대조구와 처리구에 각 환경 구배당 6개의 와그너포트 (Wagner pot)에 5개체씩 이식하 였고 2018년 10월까지 재배하였다. 와그너포트에 2 mm 이 하의 동일 입자의 크기의 모래토양을 저토로 충전하였고, 상토는 염분이 포함된 생육지의 토양으로 사용하였다. 나 문재는 직경 256 mm와 높이 297 mm의 와그너포트에 이 식하였고 칠면초, 퉁퉁마디 그리고 해홍나물은 직경 174.6 mm와 높이 197.5 mm의 와그너포트에 이식하였다. 유식 물들을 개체 간 경쟁을 최소화하고자 포트에서 일정 간격 으로 맞추어 모서리와 중앙에 이식하였다 (Fig. 2). 이식된 4종의 염생식물은 당해 종자를 생산한 후 생활사를 마쳤 다. 2018년 10월에 생성된 종자는 화분 내 토양에 파종되 어 2019년 3월에 발아하였고, 정착한 유식물들을 대상으 로 2019년 10월까지 재배하였다 (Fig. 2). 수분은 와그너포 트 내 토양 상태를 확인하여 4~5일 간격으로 공급하였고 증발이 빠른 여름철에는 2~3일 간격으로 관수하였다.
염생식물 4종의 생육반응을 파악하기 위해서 2년 동안 염생식물의 활력도가 높았던 7월에 지상부의 길이를 측정 하였다. 대조구와 처리구에서 각 포트 당 칠면초, 퉁퉁마 디, 해홍나물 그리고 나문재의 생육이 양호하며 지상부의 길이가 가장 길었던 3개체를 선별하여 50 cm 자를 활용하 여 표토부터 식물체의 정단부까지 지상부 길이 (cm)를 측 정하였다. 염생식물 4종의 개체군 재생율을 파악하기 위해 서 2019년 10월에 대조구와 처리구에서 각 포트 당 발아 한 칠면초, 퉁퉁마디, 해홍나물 그리고 나문재의 개체 수를 측정하였다. 그리고 종별 포트 당 측정된 개체 수를 2018 년에 와그너포트로 이식한 총 개체 수로 나누어 개체군 재 생율 (ea)을 산출하였다.
4. 통계 분석
대조구와 처리구별 지상부 길이의 차이를 알아보고자 Kolmogorov-smirnov test를 이용하여 정규분포 여부를 확 인하였고, 정규분포를 나타내지 않아 (p<0.05) 비모수 통 계 분석 (Nonparametric analysis)을 사용하였다. 대조구 와 처리구별 차이의 유의성은 Kolmogorov-smirnov two sample test로 확인하였다. 종별 각 대조구와 처리구 간의 재생율의 차이는 Kolmogorov-smirnov two sample test로 확인하였고 대조구와 처리구별 종 간의 재생율의 차이의 유의성은 Kruskal-Wallis로 확인하였다. 통계 분석은 통계 프로그램인 Statistica 7 통계패키지 (Statsoft, Inc, USA)를 이용하였다.
결과 및 고 찰
1. 생육반응
칠면초의 지상부 길이는 2018년에 처리구가 대조구보다 0.3 cm 길었으나 통계적 차이가 없었고, 2019년의 지상부 길이는 대조구가 처리구보다 13.6 cm 길었으나 통계적 차 이가 없었다 (Fig. 4a). 대조구내에서 지상부의 길이는 2018 년이 2019년보다 평균 4.5 cm 길었으나 통계적 차이가 없 었고, 처리구내에서는 2018년이 2019년보다 평균 18.4 cm 길었다 (Fig. 4a). CO2 농도와 온도가 상승되면 칠면초의 지 상부 길이는 짧아질 것이다.
퉁퉁마디의 지상부의 길이는 2018년과 2019년 모두 대 조구가 처리구보다 각각 평균 4.5 cm, 9 cm 길었다 (Fig. 4b). 대조구내에서 지상부의 길이는 2018년이 2019년보 다 평균 1.0 cm 길었으나 통계적 차이가 없었고, 처리구내 에서는 2018년이 2019년보다 평균 5.4 cm 길다 (Fig. 4b). CO2 농도와 온도가 상승되면 퉁퉁마디의 지상부 길이가 짧아질 것이다.
해홍나물의 지상부 길이는 2018년에 대조구가 처리구보 다 0.9 cm 길었으나 통계적 차이가 없었고, 2019년의 지상 부 길이는 대조구가 처리구보다 12.8 cm 길었다 (Fig. 4c). 대조구내에서 지상부의 길이는 2019년이 2018년보다 평 균 6.5 cm 길었고, 처리구내에서는 2018년이 2019년보다 평균 5.5 cm 길었다 (Fig. 4c). CO2 농도와 온도의 상승은 해홍나물의 생육에 영향을 미쳐 해홍나물의 지상부 길이 는 짧아질 것이다.
나문재의 지상부 길이는 2018년에 대조구가 처리구보다 평균 4.9 cm 길었으나 통계적 차이는 없었고, 2019년에는 지상부 길이가 대조구가 처리구보다 평균 9.4 cm 길었으나 통계적인 차이는 없었다 (Fig. 4d). 대조구내에서 지상부 길 이는 2018년이 2019년보다 평균 0.1 cm 길었으나 통계적 차이가 없었고, 처리구내에서 2018년이 2019년보다 평균 4.6 cm 길었으나 통계적 차이는 없었다 (Fig. 4d). CO2 농도 와 온도의 상승은 나문재의 생육반응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기 중 CO2 농도가 상승하게 되면 식물 은 CO2 분압을 높여 광합성기관에서 CO2 확산과 rubisco 의 탄소고정이 촉진되고, 광호흡을 억제시켜 (Bowes 1996) 식물체에 공급되는 CO2의 양이 증가해 광합성 속도가 증 대되고 (Park, 1993;Park, 2003), 이러한 이유로 식물의 생 장을 증진시켜서 지상부의 길이가 길어질 것이다. 하지만 CO2 농도가 상승하게 되면 일년생 식물은 지상부의 길이 가 짧았다. 본 연구 대상식물들도 일년생 식물로서, 퉁퉁 마디와 해홍나물의 지상부 길이는 처리구에서 짧았다. 본 연구대상과 같은 과 (family)에 속한 명아주 (Chenopodium album var. centrorubrum Makino)의 지상부 길이는 CO2 농 도가 점차 증가할수록 길어지는 경향을 보였다가 일정 이 산화탄소의 농도 (1,500 ppm 이상)를 초과하면 다시 줄어 드는 경향이 나타났다 (Pilipavicius et al., 2006). 또한 일 년생 식물인 어저귀 (Abutilon theophrasti Medik.)의 지상 부 길이가 대조구보다 처리구가 더 낮아서 본 연구결과와 일치하였다 (Garbutt et al., 1990). CO2 농도와 온도 증가가 식물의 생장과 발달을 증진시키기도 하지만 (Carson and Bazzaz, 1982;Krizek et al., 1969), 변화가 없거나 (Garbutt and Bazzaz, 1984) 본 연구결과와 같이 감소하기도 한다 (Idso and Kimball, 1997). CO2 농도와 온도의 상승은 여 러 식물들에게 영향을 주는데, 특히 CO2 농도의 상승에 따 른 영향은 식물의 종류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Kim, 2012) 즉, 이산화탄소 농도의 상승에 따른 식물의 반 응은 종 특이적이다 (Leadley et al., 1999). 본 연구에서 칠 면초, 퉁퉁마디 그리고 해홍나물은 CO2 농도와 온도의 상 승으로 지상부 길이가 짧아졌다. 기후변화는 칠면초, 퉁퉁 마디 그리고 해홍나물의 생육반응을 감소시킬 것이다.
2. 개체군 재생율
칠면초, 퉁퉁마디 그리고 나문재의 재생율은 대조구보다 처리구에서 낮았고 해홍나물의 재생률은 대조구와 처리군 간의 차이는 없었다. 대조구내에서의 염생식물의 재생률은 차이가 없었고 처리구내에서의 재생율은 해홍나물이 가 장 높았고 칠면초가 가장 낮았다. CO2 농도와 온도가 상승 되면 해홍나물을 제외한 칠면초, 퉁퉁마디 그리고 나문재 의 재생은 낮아질 것이고 특히 칠면초가 더욱 심할 것이다 (Fig. 5).
본 연구 대상과 유사하게 애기장대 (Arabidopsis thaliana (L.) Heynh.)는 대조구에 비해 CO2 농도를 높인 처리구 에서 낮은 발아율로 본 연구결과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 다 (Andalo et al., 1996). 반면에 긴털비름 (Amaranthus hybridus L.)과 명아주 (C. album var. centrorubrum)의 발 아율과 출현 개체 수는 700 ppm 증가시킨 농도에서 증 가하였다 (Ziska and Bunce, 1993). 말냉이장구채 (Silene noctiflora L.)는 CO2 농도를 대조구보다 370 ppm 증가시 킨 처리구에서 발아율이 증가하였고 (Qaderil and Reid, 2008), 토끼풀 (Trifolium repens L.) 그리고 창질경이 (Plantago lanceolata (Koidz.) Ohwi) 등은 CO2 농도와 온 도가 높을수록 발아율이 증가하여 (Wulff and Alexander, 1985;Edwards et al., 2001) 본 연구 결과와 상반된 결과 를 나타냈다. CO2 농도에 따른 발아율의 반응 강도는 종 별로 다르기도 하고 (Poorter, 1993) 식물의 영양상태에 따 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Wong et al., 1992;El Kohen and Mousseau, 1994) 본 연구와 유사하거나 상반된 결과 가 나타난 것으로 고려된다. 일반적으로 염생식물이 생육 하는 염습지의 경우 더운 날씨에 종자 발아가 감소하며, 이는 여러 학자들에 의해 염도의 증가일 것으로 고려되어 졌다 (Khan and Ungar, 1986;Egan and Ungar, 1999). 하지 만 식물은 환경적 조건이 열악한 경우 일반적으로 생식투 자가 감소하는 것으로 볼 때 (Way et al., 2009), 본 연구 대 상의 재생율은 CO2 농도의 증가로 인해 줄어든 것으로 판 단된다. 뿐만 아니라 식물 재생에 있어 온도와 수분의 공 급은 종자 휴면의 개시와 해제 및 발아에 중요한 요인이 다 (Woodward and Williams, 1987). 이러한 이유는 생태학 적 신호에 영향을 주는 다른 환경 변화와 함께 기후 변화 는 식물의 회복 (recruitment)과 개체군 활력 (dynamics)에 영향을 미친다 (Arft et al., 1999;Diemer, 2002;Fitch et al., 2007;Walck and Dixon, 2009;Baeten et al., 2010). 기후변 화는 식물의 초기 생장 단계 때 민감할 것으로 예상되며, 식물의 회복 (recruitment)에 주요한 장애물이 될 수 있다 (Lloret et al., 2004;Fay and Schultz, 2009;Dalgleish et al., 2010). 따라서 본 연구 대상인 칠면초, 퉁퉁마디, 해홍나물 그리고 나문재는 CO2 농도와 온도의 상승에 영향을 받아 개체군 재생율이 낮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Fig. 5).